ESP분과는 영어학습자의 특수하고 개별적인 학습 목적과 요구에 부응하는 교육을 일컫는 ‘특수목적영어’(ESP: English for Specific Purposes) 분야의 연구 활동을 위하여 2002년에 조직된 한국영어교육학회의 SIG(Special Interest Group) 분과 중의 하나다. 다른 나라에 비해서 연구의 시작이 다소 늦은 감이 있는 한국에서 본격적인 ESP 관련 연구 및 활동은 이 분과의 설립과 더불어 이루어졌다고도 볼 수 있으며, 이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연구자 및 교수들이 연구모임을 갖고 매년 정기 발표회(SIG Conference)를 개최하여 그 성과를 공유하고 있다.
ESP의 연구 내용은 주로 영어학습자의 관심 활동 범위—예컨대 일반 학문, 비즈니스 및 사무, 과학, 보건, 간호, 의학, 항공, 의학, 관광, 미용, 법률, 군사 등—에 이르는 다양한 분야 및 직무에서의 구체적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하여 필요한 요구(needs)를 중심으로 학습내용에 기반이 될 언어자료와 교수방법을 개발하는 것이 주를 이룬다. 구체적으로는 목표 분야 별 학습내용 및 교재 개발, 프로그램 개발, 교수기법 연구, 교사교육 등이다. 연구의 방법론적으로도 ESP분야는 다중적이고 다차원적인 양적, 질적 연구를 망라하며, 애초 교재개발은 어휘와 문법을 중심으로 시작되었으나 이후 장르분석을 비롯한 텍스트 분석과 수사학적 담화분석의 연구가 크게 증가하여 학습 내용을 내실화 했고, 오늘날에는 대규모 말뭉치(corpus) 기반의 연구가 양적 연구의 근간을 이루다시피 하고 있다. 질적 연구는 사례연구, 실천연구, 담화분석, 텍스트분석, 현상학, 해석학 등의 방법론에 주로 의지한다.
최근 영어교육을 비롯한 교육계 전반의 화두는 단연 초 연결 시대의 세계화, 정보화, 4차 산업혁명, 융·복합교육 등으로 요약되는데, ESP분야에서도 첨단 과학 발전의 산물인 말뭉치나 인공지능, 가상·증강 현실 등의 활용은 영어교육에서도 개인 학습자 고유의 의사소통 상황과 목적에 부응하는 섬세하고 개별화된 학습자료와 도구를 제공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그 이론적 핵심을 학습자의 요구분석에 두고 있는 ESP야말로 그 어느 분야보다 미래 영어교육에 굳건한 이론적·실천적 토대를 마련해주고 있는 만큼 많은 연구자들의 관심과 동참을 기대한다.